우크라이나가 한국 석유 공급을 문제 삼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 글과 다음 글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Loading Services...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이 한국 항구에서 러시아로 석유가 실려 나갔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것이 러시아의 연료 부족을 완화하고 정유 능력 상실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7~8월 유조선 7척이 울산과 여수에서 17만 6,000톤 이상의 석유 제품을 싣고 러시아로 향했다. 일부는 제재 대상이었고 목적지를 허위로 기재한 정황도 있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제재 담당 보좌관은 이것이 러시아의 정유 능력 상쇄를 도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무역 통계상 러시아로 경유나 휘발유가 수출된 기록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통관을 거친 정상 수출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선박들이 실은 물량의 실제 거래 주체와 원산지가 불분명한 만큼 우회 경로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적 신뢰를 훼손하는 공개 언급을 자제하라고 우크라이나 측에 경고했다.
단순한 석유 운송만이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는 세탁기나 냉장고 같은 일반 가전제품을 대량 수입해 그 안에 들어간 저사양 반도체를 추출한다. 이 칩들을 탱크나 드론 같은 군사 장비에 재활용하기 위해서다. 중앙아시아를 경유한 가전 수입량이 폭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원유 가격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유령 선박'도 등장했다. 국제 보험이나 서방 통제를 받지 않는 이 선박들은 선명을 수시로 바꾸고 바다 한가운데서 기름을 옮겨 싣는다. 국제사회는 이들을 직접 제재 명단에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러시아 자금을 묶기 위해 SWIFT망에서 러시아 은행을 퇴출했지만, 이는 유럽과 미국에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돌아왔다.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에 원유를 할인해 팔며 루블화 가치를 오히려 끌어올렸다. 제재 효과가 예상만큼 작동하지 않는 모순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제재의 범위도 암호화폐 거래소와 수산물 수입 금지까지 확대되었다. 문화재 약탈이나 역사 왜곡을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규정해 제재하는 등 영역이 상상 이상으로 미세해졌다.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 복잡한 실타래가 어떻게 풀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