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 사우디 본토 공항과 정유시설까지 공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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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년간 이어지던 예멘의 휴전 국면이 사실상 무너졌다.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이 대규모 공세를 시작하자, 후티 반군은 사우디 본토의 공항과 정유시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날렸다. 중동 해상 요충지와 에너지 시설을 둘러싼 교전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우디 연합군은 100여 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공중 방어권을 확보하고 후티의 군사 목표물 수백 곳을 파괴했다. 이 전폭적인 공중 지원을 바탕으로 예멘 정부군은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의 요충지인 두바브, 바브, 하데이드를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예멘 수도 사나와 북부 거점의 미사일 기지 등 82개 군사 시설에도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가했다.
정부군의 공세에 밀린 후티는 사우디 본토의 핵심 민간 및 에너지 기반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강하게 반격했다. 사우디 당국에 따르면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과 남서부 아부하 국제공항이 공격받아 3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후티는 리야드 국제공항을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고, 사우디 연합군은 리야드 북쪽에서 탄도 미사일 한 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정규 해군이나 군함이 없지만, 지상에서 발사하는 대함 미사일과 드론만으로 전 세계 해상 교역량의 약 12%가 지나는 홍해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
후티의 드론 공격으로 홍해 연안 도시 라빅에 위치한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정유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라빅은 현대자동차 공장 건설 현장과 한국전력 발전소 등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지역이다. 다행히 외교부와 기업 측 확인 결과 한국인 교민이나 직원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외국 기업을 노린 의도적인 공격이라기보다 사우디를 타격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보고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전쟁터가 되자 국제유가(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01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출렁였다. 반면 이란이 통제권을 주장하며 봉쇄했던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원유 수송량이 전쟁 이전 수준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해군의 호위 아래 위치 추적 장치를 끈 선박들이 비밀리에 페르시아만 밖으로 빠져나가는 '그림자 선단' 방식이 동원됐기 때문이다.
| 구분 | 바브엘만데브 해협 (홍해) | 호르무즈 해협 |
|---|---|---|
| 현재 상황 | 사우디-후티 교전 격화 | 이란의 봉쇄 위협 지속 |
| 원유 수송 | 물류 불안 및 우회 항로 증가 | 전쟁 전 수준으로 상당 부분 회복 |
| 주요 변수 | 사우디 본토 공습 및 요충지争夺 | 미군 호위 및 그림자 선단 운영 |
트럼프 행정부는 사우디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대신 정보 공유와 작전 계획 지원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사우디의 방어권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이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여론 악화를 피하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파키스탄과 튀르키예는 사우디와의 방위 협정에 따라 사우디 본토에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하는 등 국제전 양상으로 번지는 조짐도 보인다.
후티가 사용하는 저가형 자폭 드론 한 대는 수백~수천 달러 수준인 반면, 이를 막기 위해 미 해군이 쏘는 요격 미사일 한 발은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현대전에서 가장 불균형한 경제 전쟁이라고 부른다. 후티는 과거 게릴라 반군에서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무인 잠수정까지 보유한 준정규군으로 진화했다. 이란의 기술 지원과 옛 예멘 정규군의 무기고를 손에 넣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교전이 격화하면서 예멘 국내 피난민은 불과 몇 주 만에 7만 6천 명에서 20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후티의 공격이 의도적인 외국 기업 타격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제한적인 보복 수준에서 멈출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홍해 물류의 정상화와 사우디 본토의 안전 확보가 향후 중동 정세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