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오르면 주식은 왜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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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좀 놀랐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미국 단기 국채 금리가 장중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돈을 벌려고 채권을 사는 게 아니라, 원금을 안전하게 보관할 '가장 확실한 금고'가 필요해서 발생한 기현상이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이 흔들리는 건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니다. 먼저 주가는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인데, 기준이 되는 국채 금리가 오르면 미래 성장주를 담보로 한 현재 가치가 크게 깎인다. 이를 밸류에이션 타격이라고 부른다.
또한 10년물 금리가 5%대 중후반까지 치솟으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든다. 안정적인 정부 보증 이자가 주식의 기대 수익률을 위협하면서 자금이 채권으로 이동한다. 여기에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까지 늘면서 경제 전반의 유동성이 고갈된다.
금리 상승기에는 기업의 현금 흐름 구조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이익의 대부분이 미래에 쏠린 고 PER 성장주나 바이오, 대형 기술주는 할인율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다. 차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기술주는 이자 부담이 급증해 더 취약하다.
반면 리츠나 유틸리티, 고배당주는 평소 배당 매력으로 강세를 보이지만, 국채 금리가 배당 수익률 수준으로 올라오면 채권 대비 상대적 매력을 잃고 주가가 급락한다. 현재 당장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가치주나 헬스케어, 일부 전통 산업은 방어력이 뛰어나다.

최근처럼 10년물 금리가 5.3%대를 초과하는 고금리 환경에서도 증시가 무조건 폭락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기업 실적을 봐야 한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등 강력한 혁신 산업을 바탕으로 주당순이익 성장이 금리 부담을 압도하면 증시는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
미 국채금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의 수익률, 즉 무위험 이자율로 통한다. 이 기준점이 오르면 전 세계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함께 뛴다.
미 국채금리 변동은 한국인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채권 금리가 오르면 전 세계 자금 조달 비용이 뛰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를 간과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미 국채는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이 보장되지만, 만기 전에 팔 때는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법칙 때문에 손실을 입을 수 있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이 미 국채의 중도 매각 손실 때문이었다.
현재 3~4% 안팎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981년 9월 무려 15.82%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 당시 연준 의장 폴 볼커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리면서 국채금리도 역사적 정점을 찍었다.
| 구분 | 주요 업종 | 금리 상승 시 영향 |
|---|---|---|
| 가장 취약 | 고 PER 성장주, 바이오, 대형 기술주 | 할인율 타격 심함, 이자 부담 급증 |
| 매력 상실 | 리츠, 유틸리티, 고배당주 | 채권 대비 상대적 매력 하락 |
| 방어 및 수혜 | 가치주, 헬스케어, 전통 산업 | 안정적 현금 흐름으로 방어력 높음 |
원래 돈을 오래 빌려줄수록 이자를 더 많이 받아야 하지만,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곡선 역전이 일어난다. 1950년대 이후 발생한 미국의 모든 경기 침체 직전에는 어김없이 이 현상이 나타났으며, 금융권에서는 이를 가장 강력한 하강 신호로 신뢰한다.
미 국채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나침반이다. 금리 변동이 내 자산과 대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에는 채권 투자의 기본 원리인 금리와 가격의 반비례 관계를 더 깊이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