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유가 105달러를 부른 진짜 이유

이전 글과 다음 글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Loading Services...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5달러를 돌파하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공격 수위가 높아지면서 공급망 차질 우려가 극대화된 결과다. 브렌트유는 하루 만에 약 5% 가까이 폭등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2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25%와 액화천연가스(LNG)의 3분의 1이 지나는 길목이다. 매일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이곳을 통과한다. 하지만 해협의 실제 항로는 생각보다 훨씬 좁다. 가장 좁은 구간의 폭은 약 33km지만, 초대형 유조선들이 실제로 지나다닐 수 있는 분리통항대는 상, 하행선 각각 약 3.7km에 불과하다. 이는 한강의 최대 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형 유조선은 수심이 깊은 북쪽, 즉 이란 영해의 수로로만 이동할 수 있다. 이란이 해협의 실질적인 통제권을 쥘 수 있는 지리적 배경이다.
남쪽 연안은 수심이 얕아 대형선이 지나가기 어렵다. 그래서 이란은 걸핏하면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며 국제사회를 압박해 왔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약 70%를 이 노선에 의존하고 있어, 뱃길이 막히면 국내 기름값과 물가가 즉각 요동칠 수밖에 없다.

최근 5일간 12건의 선박 공격이 집중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자재 운반선 수가 일일 7척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최저치다. 산유국들은 기뢰와 유조선 손상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페르시아만 밖으로 원유를 보낼 다른 우회로가 마땅치 않아 불안한 수송을 이어가고 있다.
주변 국가들이 '탈 호르무즈'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연안으로 원유를 보낼 수 있는 1,200km 길이의 동서 송유관을 운영 중이지만, 하루 400만~500만 배럴 규모로 전체 물량을 대체하기엔 부족하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해협 바깥쪽 푸자이라 해안에 신규 터미널을 지어 연결했지만, 해협 안쪽 항구의 취약성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이란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에 민감한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 중간 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대이란 해상 봉쇄는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어젯밤에도 해협을 통해 2,200만 배럴이 통과했다며 기록적 규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동결자산 일부 해제, 석유 제재 철회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이 조건들을 받아들인다면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7일 계획'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한을 거부한다고 밝혔고, 양측은 이행 순서를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 의회 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 작전 과정에서 고정익 및 회전익 군용기 80여 대가 손실되거나 손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F-15와 F-35A 등 첨단 전투기도 포함됐다. 교체 및 수리 비용은 최대 33억 달러(약 4조 4,000억 원)로 추정된다. 이는 4개월 전 조사된 피해 규모보다 거의 두 배 늘어난 수치다.
| 항목 | 내용 |
|---|---|
| 군용기 피해 | 80여 대 손실 또는 손상 (F-15, F-35A 포함) |
| 추정 비용 | 교체, 수리비 최대 33억 달러 |
| 총 전쟁 비용 | 약 60조 4,000억 원 (미 의회 조사국 분석) |
미 의회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예산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은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에 속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며, 적이 전략을 바꾸면 이란도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 경고했다. 비축유 방출 등 시장 개입에도 유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