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비가 새고 교실에 쥐가 들끓는 학교, 이런 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어떨까. 최근 프랑스에서는 교육 예산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국방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미래를 상징하는 10대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숫자 뒤에 숨은 진짜 교육 현장
정부는 내년 교육 예산이 올해보다 약 11억 유로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지출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물가 상승률이 3%에 달했던 상황에서 예산 증가율은 2% 남짓에 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규 교사 인력도 1,588명이나 줄어들 예정이다.
한 고등학교 학생은 대입 자격 시험인 바칼로레아를 앞두고도 특정 과목을 반년 동안 교사 없이 보냈다고 말했다.
왜 국방 예산은 두 배로 뛰었을까
학생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바로 예산의 우선순위다. 교육 예산이 물가에 깎여 나가는 동안, 국방 예산은 내년에만 64억 유로가 늘어난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이후 국방비를 2027년까지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방 한 부처의 증가분이 나머지 모든 부처의 증가분을 합친 것보다 네 배나 많다.
구분
예산 변동 특징
교육 예산
물가 상승률(3%)보다 낮은 증가율(2%)
국방 예산
내년 한 해에만 64억 유로 증액 예정
연금 관련
내년 예산 약 18억 유로 투입 예정
AI로 만든 이미지
표를 가진 세대와 없는 세대의 충돌
프랑스의 국가 부채는 GDP 대비 115%를 넘어섰다. 빚을 갚기 위해 내야 하는 이자 비용만 내년에는 742억 유로로 불어날 전망이다. 재정이 빠듯해지자 정부가 표를 가진 노령층을 위한 연금 예산은 유지하면서, 표가 없는 청년층의 교육 예산을 먼저 손댄 것이 아니냐는 세대 간 불평등 논쟁이 일고 있다.
파리 외곽 고등학교에서 시작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
10월 6일 하루에만 약 2,000곳의 고등학교가 봉쇄되거나 휴교
시위 과정에서 미성년자 체포 및 부상자 발생 논란
시위는 축제인가, 분노의 표출인가
프랑스에서 시위는 때로 시민들이 연대감을 확인하는 사교의 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시위는 양상이 다르다. 파리 외곽 저소득층 밀집 지역과 이민자 2, 3세대가 주도하며, 교육 예산 감축을 사회적 차별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처음 투표권을 갖게 될 이들의 목소리가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