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한국 외교, 판다 회수와 젠슨 황 의혹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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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95% 이상이 지나는 해저 광케이블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세계 인터넷 망이 미국 주도 망과 중국 주도 망으로 쪼개질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미중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대립을 넘어 우리 일상의 인프라와 첨단 기술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은 미국 각지 동물원에 대여했던 판다들을 만기 연장 없이 대거 회수했다. 전 세계의 모든 판다는 중국 정부 소유이며 해외 판다는 전부 대여 상태다. 새끼가 태어나도 중국으로 반환해야 하는 규칙 때문에, 미국 언론은 중국이 판다를 정치적 무기로 쓴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식량 안보 분야에서도 첩보전이 치열하다. 중국 스파이들이 미국 아이오와주 농장에 침입해 기밀 유전자 변형 옥수수 씨앗을 훔치다 FBI에 체포된 적이 있다. 일부 미국 정치인은 중국산 수입 마늘이 불공정하게 재배되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을 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도체 장비 통제나 희토류 무기화만큼이나 이색적인 갈등 양상이다.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 젠슨 황과 긴밀한 관계인 중국 국적 인물이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 당국은 중국 국적의 앨리스 황이라는 인물이 젠슨 CEO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정보를 유출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앨리스 황은 데이터 센터 기업 메가스피드의 임원으로, 과거 중국에서 방송 기자와 은행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메가스피드는 엔비디아 칩을 구매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한 뒤 연산 자원을 중국 기업들에 임대하는 업체다. 미 당국은 이 기업이 수출 금지된 엔비디아 칩을 중국으로 밀반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2024년부터 조사를 벌여왔다. 전자 감시 과정에서 앨리스 황이 접촉한 미국 시민이 젠슨 황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1년 전 이 보고를 받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엔비디아 반도체 판매 차질이나 중국과의 무역 관계 복잡화를 경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젠슨 황과 앨리스 황이 통상의 업무관계라고 해명했다. 존 리조 엔비디아 대변인은 젠슨이 매년 수천 명의 고객사 임원과 대화한다며, 미국 정부가 위협으로 판단했다면 알렸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 류창 대변인은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일축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한국의 조선사들이 미국과의 협력보다 중국을 포함하는 아시아 지역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조선사들은 고부가 가치 선박으로 3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경쟁력 유지를 위해 외부의 지정학적 요구보다는 지역 산업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매체는 미국이 한국의 조선 역량을 자국 산업 배치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주문과 시장 접근성을 가져다 줄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한국 기업들이 자본과 기술, 인재를 미국에 보내도록 하는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 조선 산업망은 부품 공급부터 선박 설계, 전문 인력까지 긴밀한 분업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 외교는 한미 포괄적 전략 동맹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는 복합적 헤징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장벽과 기술 통제 조치 속에서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조기경보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대중국 교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아세안, 인도 등 신흥 경제권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현지 생산 거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제품을 베트남이나 멕시코로 보낸 뒤 라벨만 바꿔 우회 수출하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미 무역 갈등의 반사이익을 이 국가들이 누리고 있다.
한국은 유럽연합, 호주, 일본 등 유사한 고민을 공유하는 중견국들과 전략적 연대를 통해 미중 양강에 대한 의존도를 분산하고 있다. 다자통상체제의 약화에 맞서 자유무역 원칙과 규범 중심의 국제 질서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강화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