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역 역무원 피습, 사측 분리 요청 묵살과 계획범죄 쟁점

이전 글과 다음 글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Loading Services...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대낮에 지하철역에서 직장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원당역으로 발령받은 직후부터 불안감을 느껴왔다. 가해자가 정신질환을 이유로 업무를 태만히 하고 이상 행동을 보이자, 피해자는 지인과의 대화에서 '무섭다'며 지속적으로 두려움을 털어놓았다. 육아휴직 후 복직하자마자 가해자와 함께 근무하게 된 피해자는 업무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피해자와 가족 측은 가해자를 다른 역으로 전출시키거나 최소한 근무 시간대가 겹치지 않게 해달라고 수차례 건의했다. 하지만 사측은 사실상 참으라는 식으로 대처하며 인사 조치를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기업인 코레일의 고충 처리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가해자는 이미 다른 역들에서 근무를 거부당해 원당역으로 밀려나듯 발령받은 인물이었다.
가해자는 과거 동료에게 갑질 신고를 당해 근무지를 여러 차례 이동한 이력이 있다. 다른 역에서도 수용을 거부해 결국 원당역으로 오게 된 배경이 밝혀졌다. 직장 내 정신건강 이상 징후가 있는 고위험 직원이 존재해도, 사측이 강제 정신감정이나 처분을 내리기 까다로운 공공기관 인사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피해자 남편은 정신적 문제가 있는 직원에 대한 관리 매뉴얼이 전무해 직원을 무방비로 위험에 내몰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사내 안전망 부족이 이번 사건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점이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평소 역무실이나 탕비실에 없던 물건으로, 가해자가 외부에서 직접 가지고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JTBC 취재 결과 가해자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 2점을 이미 6개월 전에 미리 준비해 평소에도 소지하고 다녔다.
사건 당일 인적이 드문 점심시간을 노려 유독 피해자만 집중 공격했다는 점도 계획범죄 가능성을 높인다. 좁은 공간에 다른 직원들도 있었지만, 가해자는 특정 시간과 대상을 정해 범행을 저질렀다. 우발적 폭행이 아닌 철저히 계획된 살인미수 범죄라는 쟁점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통상 지하철역 내 사건은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로 이첩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코레일 관계자들의 업무상 대응 적정성까지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하는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에 따라 이례적으로 관할 경찰서가 이첩 없이 직접 수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가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의 혼잣말을 듣고 범행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상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사실상의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평소 조울증과 조현병 등으로 약물을 복용해 온 병력이 확인됨에 따라, 향후 재판 과정에서 정신질환을 이유로 한 심신미약 감경 시도와 이에 대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