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10여 발 동시 발사, 군사회담 제안 6일 만의 침묵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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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 10여 발을 한꺼번에 쏘아 올렸다. 대화 제의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북한이 미사일로 답한 셈이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했다. 600mm 초대형 방사포와 다른 종류의 방사포를 동원한 타격 훈련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평양에서 900km를 비행한 미사일 발사 이후 17일 만의 도발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시점이다. 군사회담 제안 직후 줄곧 침묵하던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사실상 회담 거부 의사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서부전선 해안가에 122mm 자주포를 배치한 데 이어진 조치라는 점에서 대남 강경 기조를 재확인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구형 무기 체계를 노출시키는 것은 보여 주기 식의 무력 시위로 해석된다.
발사 하루 전 한국, 미국, 일본 등 11개국과 유럽연합이 북한의 비핵화와 제재 이행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북러 군사협력과 사이버 자금 조달 봉쇄에 대한 반발 성격이 짙다.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한미일 공조가 강조된 직후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릴 APEC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군의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시험 발사 성공 등 남한 국방력 강화에 밀리지 않겠다는 기술 과시 목적도 포함됐다.
북한 미사일 기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의외의 사실들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거된 북한산 미사일 잔해를 분석한 결과, 전자 부품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에서 최근 수년 내 제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2023년 3월에 제조된 미국산 컴퓨터 칩까지 발견됐다. 밀수를 통해 핵심 부품을 조달한 뒤 미사일을 조립하고 실전에 투입하기까지 불과 몇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삼엄한 제재망을 뚫고 서방 최신 기술이 북한 미사일에 스며든 셈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의 선제타격망을 교란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곳에서 미사일을 쏜다. 평범한 화물열차로 위장해 터널 속에 숨어 있다가 밖으로 나와 지붕을 열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이다.
잠수함이 아닌 일반 저수지 물속에 발사대를 가라앉혀 두고 미사일을 쏘아 올린 적도 있다. 예측 불가능한 장소를 고르는 생존 전략이다. 열악한 군용 차량 수량을 메우기 위해 농업용 트랙터나 대형 덤프트럭을 개조해 이동식 발사대로 쓰기도 한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궤적을 따르지 않는다. 정점 고도를 찍고 하강하다가 지상에 도달하기 직전 다시 수평 비행을 하며 고도를 올리는 '풀업' 기동을 한다.
이 때문에 레이더 사각지대를 파고들어 사드나 패트리어트 같은 기존 방공망으로 요격하기 까다로운 궤적을 만들어낸다. 1970년대 이집트에서 밀수한 스커드-B를 역설계해 만든 화성-5호가 시조인 북한 미사일 가문이 이제는 기존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단계까지 진화한 것이다.
우리 군 당국은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감시 및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와 국가안보실은 한미일 간 미사일 경보 정보 및 상황 평가 채널을 가동해 긴밀히 협의 중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근거로 북한에 불법 도발 행위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단호한 안보 조치와 기존 대북 정책의 실효성 점검을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