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없는 트럭 100대, 대북 제재 위반 의심 사건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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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절 연휴가 끝난 뒤에도 신압록강대교의 빗장은 풀리지 않았다. 대신 중국 쪽 둔치에는 번호판이 달리지 않은 대형 화물 트럭 100여 대가 개통을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었다. 도색이 깔끔한 신차들이 왜 번호판 없이 대기 중인지, 그리고 이것이 대북 제재 위반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포착된 트럭들은 규격표상 적재 중량 40톤의 디젤 엔진 탑재 차량으로, 불과 한 달 전에 갓 생산된 신차였다. 중국 업체가 이 트럭 100대를 대량으로 판매했다는 기념 현수막까지 걸려 있어 단순한 재고 처리나 물류 회사 운용용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대북 소식통과 전문가들은 이 차량들이 일반 물류 회사가 운용할 목적이 아니라, 북한이 사들일 수출용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 북한이 감시를 피하기 위해 중국 현지 물류 회사로 위장해 반입을 시도한다는 의혹도 함께 나온다.
2017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는 북한으로의 산업용 기계 및 운송 차량의 공급, 판매, 이전을 전면 금지한다. 따라서 이번 트럭 대량 포착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을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다.
민간용 화물차가 미사일 발사대로 변신한 전례가 있어, 이중용도 물품으로 분류되어 엄격한 추적 감시가 요구된다.
과거에도 중국산 민간 화물차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의 발사대 차량(TEL)으로 개조된 전례가 있다. 북한이 '목재 운반용'이라며 수입한 트럭이 열병식에서 ICBM 발사대로 등장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민간용 명목의 수출이라 하더라도 군사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Dual-use)' 물품으로 분류된다. 중국 제조사 측은 정상 판매했을 뿐이라며 발뺌했지만, 국제적 논란이 되었다.

신압록강대교는 완공 후 북한 측 세관 공사 지연 등으로 무려 12년 동안 공식 개통되지 못하고 방치되어 왔다. 그 사이 낡은 압록강 철교(1943년 건립)가 일방통행으로 교대로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적체를 감당해 왔다.
국경 밀수는 생각보다 대담한 아날로그 방식을 쓴다. 30톤에 달하는 시멘트 포대 아래 공간에 세관 몰래 차량 부품이나 금지 품목 박스를 숨겨 넣는 방식이 직접 포착된 바 있다. 일일이 무거운 화물을 다 끄집어내 검사할 수 없다는 약점을 노린 것이다.
제재 위반을 둘러싼 국경 지대의 긴장은 여전히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