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 기준 논란, 정보 공유 제한과 국정원 배제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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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을 향해 '동맹 기준을 준수하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외교 관례상 이례적인 강도다.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정보와 방첩 분야에서의 신뢰 문제를 정조준한 메시지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국회 발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의 우라늄 농축시설 존재를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미국은 이를 자국이 수집한 민감한 군사 기밀의 사전 협의 없는 공개로 판단했다.
한국 정부는 해당 정보가 이미 논문이나 언론을 통해 알려진 공개 정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은 대북 위성 정보 등 핵심 정보의 제공을 일부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정보 보안 기준 위반에 대한 실력 행사인 셈이다.
정보 공유 제한은 반년 넘게 이어지며 여러 이상 징후를 낳았다. 가장 눈에 띄는 사건은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 미, 일 실무그룹 회의'였다. 미국 측의 요구로 국가정보원이 참석 대상에서 배제됐다.
이 사실은 뒤늦게 확인되면서 양국 정보 협력의 균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주미대사관 근무 예정이던 국정원 직원의 비자 발급 지연 등 실무 채널에서의 마찰도 보고됐다. 미국 내 정보당국 간 불신이 제도적 배제로 이어진 것이다.
합참의장은 북핵 관련 핵심 정보 공유가 일부 제한되고 있음을 공식 인정했다. 다만 대비 태세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악관의 '동맹 기준 준수' 요구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신 여권 고위 관계자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측이 자신들의 발언이 어떻게 다뤄질지 알면서도 이례적으로 공개한 만큼 우발적 반응으로 볼 수 없다는 진단이다.
특히 '정보와 방첩'이라는 단어를 콕 집어 사용한 점이 심상치 않다. 이는 한미 간 안보 현안을 둘러싼 복잡한 분위기를 고려한 의도된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미 투자 협상이나 핵추진 잠수함 협의 등 다른 안보 협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는 동맹의 신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해는 이미 풀렸으며 대북 정보의 총량이나 재래식 전력 동향 공유에는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외교부 역시 한미 간 신뢰는 굳건하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는 단순한 해명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사실상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방위비 분담이나 무역 압박 등 포괄적인 거래적 동맹관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APEC이나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실질적인 신뢰 회복 방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