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학공장 화재 원인 및 피해, 7천 명 대피한 그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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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온산공단 하늘이 순식간에 시커멓게 뒤덮였다. 2026년 10월 14일 오전 9시 41분, 부승화학에서 발생한 화재는 인화성 액체가 담긴 탱크 7기를 집어삼켰다. 그런데도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었다는 점이 이 사건의 가장 놀라운 대목이다.
불은 옥외 저장탱크에서 톨루엔을 200리터 드럼통으로 옮겨 담는 소분 작업 중 발생했다.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불길은 야적장을 거쳐 인근에 있던 톨루엔, 시너, 아세톤, 에탄올, 자일렌 등 제4류 위험물이 든 탱크 7기로 번졌다. 총 16만 8,000리터에 달하는 화학물질이 연쇄적으로 타오르며 거대한 검은 연기를 뿜어냈다.
목격자들은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묵직한 폭발음이 대여섯 번 연달아 들렸다고 증언했다.
화재 현장 바로 맞은편에는 에쓰오일의 초대형 석유화학 시설인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이 있었다. 유독가스와 불길이 바람을 타고 번질 위기에 처하자, 현장 근로자 약 7,000명이 긴급 대피했다. 일부 공사는 중단됐고 주변 사업장 직원들도 안전을 위해 함께 움직였다.
정작 불이 난 공장 내 작업자 12명(사무실 7명, 현장 5명)은 신속히 자력으로 대피했다. 이 거대한 인파가 질서 있게 움직인 덕분에 사망이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 1, 2차와 화재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부산, 대구, 경남 등 인근 지역 소방력까지 총동원된 것이다. 헬기 3대, 대용량 방사포 등 장비 49대와 인력 201명이 투입됐다.
소방용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바닷가에서 현장까지 호스를 깔아 바닷물을 공급하는 이례적인 진화 작전이 진행됐다.
압도적인 소방력 집중 덕분에 화재 발생 약 4시간 9분 만인 오후 1시 50분쯤 불길이 완전히 잡혔다. 당초 위험물질이 많아 진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보다 빠른 완진이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다만 저장탱크 7기가 연소하는 시설 피해를 입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잔불 수습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재산 피해 규모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상세히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