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 평가액 182조 원 증발,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전 글과 다음 글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Loading Services...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이 불과 100일 만에 182조 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한 해 국가 예산의 4분의 1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라니, 숫자가 주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리밸런싱을 잠시 멈췄던 결정이다. 2026년 1월, 국민연금은 시장 충격을 줄인다는 이유로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유예했다. 덕분에 주가가 높을 때 적절히 팔아 수익을 챙길 기회를 놓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평소보다 높게 잡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26년 5월 말,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내 주식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대폭 올렸다. 하락장이 왔을 때 리스크를 분산할 방어력이 약해진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약 131조 원의 평가액이 줄어들었다.
수익을 이끌던 대형 기술주들의 급락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종목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는데, 글로벌 AI 투자 과열론과 증시 폭락세가 겹치며 이들 종목의 평가액이 크게 빠졌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33만 4,000원에서 21만 원으로, SK하이닉스는 265만 원에서 126만 2,000원으로 주가가 내려갔다.
| 종목명 | 주가 변동 (보도 기준) |
|---|---|
| 삼성전자 | 33.4만 원 21만 원 |
| SK하이닉스 | 265만 원 126.2만 원 |

이 상황을 두고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리밸런싱 유예가 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시를 부양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냐는 것이다. 반면 국민연금 측은 당시 규칙대로 기계적 매도를 했다면 매일 8,000억 원이 넘는 물량이 쏟아져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변동성이 큰 주식 약 1,600억 원어치를 처분하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다. 한편으로는 네이버나 대한항공의 지분을 늘리기도 하고, 코스닥 기술주 등의 지분은 줄이는 등 조정을 이어가는 중이다.
물론 이 손실이 모두 사라진 돈은 아니다. 7월 말 기준 수익률은 여전히 14% 정도로 플러스 영역에 있다. 다만 연말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앞으로 기계적 매도를 다시 시작할지, 아니면 리스크를 더 안고 갈지가 중요한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