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한 마리 없는 어선이 해저 케이블 주변을 맴도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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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않은 어선이 영국의 핵심 통신망 근처를 며칠씩 배회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어선들이 영미권 주요 해저 케이블 경로를 따라 장시간 초속으로 배회하는 사례가 500건 넘게 확인됐다. 솔직히 이건 단순한 조업 활동으로 보기엔 너무 수상하다.
해군 전문가들은 이 어선들이 무인 잠수정이나 고성능 음파 탐지기를 사용해 케이블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타격에 필요한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한 정보를 모으는 과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약 115조 원 규모의 경제 활동이 이 케이블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일부 어선은 단 한 번도 물고기를 배에 올린 적이 없는 배들이라고 나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영국은 국가통신망 훼손에 대한 징역형을 최고 14년으로 높이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고민은 깊다. 통신망 상당 구간이 방어가 까다로운 공해상에 있고, 국제법상 어선의 단순 조사를 막을 근거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해상 위협을 넘어 유럽 전체의 안보 지형을 흔드는 양상과 닮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 차에 접어들면서 전선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서로의 기반 시설을 타격하는 소모전이 극에 달했다. 러시아는 2026년 말까지 돈바스 점령을 목표로 추가 병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럽 각국은 '러시아가 유럽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공포에 직면했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 과거 러시아 스파이들의 기록을 보면 지금의 상황이 더 실감 난다. 6개 국어를 구사하며 나치로 위장해 정보를 캐낸 리하르트 조르게나, 40년 동안 평범한 이웃집 할머니로 살며 영국의 핵 기밀을 넘긴 멜리타 노우드 같은 인물들이 실존했다.
| 유형 | 주요 특징 |
|---|---|
| 신분 위장 | 가짜 출생 신화와 기억을 외워 완벽히 위장 |
| 동기 | 이념보다는 철저한 금전적 보상을 위해 움직임 |
| 결과 | 체포 후 러시아로 송환되어 영웅 대접을 받기도 함 |
최근에는 미국 명문대를 졸업하고 국제형사재판소 인턴까지 합격한 뒤 가짜 신분으로 살다 덜미를 잡힌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신분을 숨긴 채 침투하는 방식은 현대의 해상 정찰이나 사이버 공격과도 맥을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