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왜 의료계는 반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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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가 응급실에서 사망한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소아응급실 한복판으로 들이닥쳤다. 의료계는 이를 '진료 방해'이자 '과잉 수사'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전문의 다수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7월 발생한 영아 사망 사건 수사를 위해 법원 영장을 발부받았다. 문제는 집행 방식이었다. 의료계는 전자의무기록(EMR)은 수정 이력이 남기 때문에 전산실에서 확인하면 충분했다고 주장한다. 굳이 생명이 오가는 응급실 현장을 수색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이다.
경찰은 과거 다른 의료기관 수사 시 기록 변작이나 삭제 우려가 있어 강제수사를 택했다고 해명했다.
압수수색이 진료에 얼마나 지장을 줬는지를 두고 경찰과 병원의 설명은 극명하게 갈렸다. 경찰은 환자가 없는 빈 진료실 위주로 확인했고 실제 현장 확인 시간은 17분뿐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병원 측은 의사 및 간호사 PC를 점거하고 자료를 확인하는 데 약 1시간 30분이 걸렸다고 반박했다. 당시 중증 구역에서는 항경련제 투여와 기관삽관 준비 같은 초응급 진료가 진행 중이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국정감사에서 경찰 고위 간부는 '안타깝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의료진은 이를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아주대병원 소아응급 전문의 9명 중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혔다. '손이 떨려 진료를 못 하겠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경찰청 형사국장과 경기남부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직접 병원을 찾아 '현장 이해가 부족했다'며 사과했지만, 의료진 일부는 사직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통상 의료사고가 나면 환자단체는 병원 과실을 따진다. 이번엔 달랐다. 환자단체마저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고 아이들과 부모에게 사과하라는 성명을 냈다. 소아 응급 인프라가 무너지면 결국 아이들의 생명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은 필수의료 현장의 압수수색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