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체크인 마비, 미국 네트워크 끊김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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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IT 기술의 집약체라 불리는 인천공항에서 종이로 탑승권을 적어주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0월 30일 새벽부터 발생한 체크인 시스템 장애로 인해 수천 명의 승객이 발이 묶였다. 원인은 의외로 공항 내부가 아닌 해외에 있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장애의 1차 원인은 글로벌 항공 통신 네트워크인 '에어링크(ARINC)'의 불안정이다. 미국 항공 정보통신 기업인 RTX 산하 ARINC의 네트워크에서 통신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 공항 전산망과 항공사 자체 발권 시스템 간의 연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다.
인천공항의 체크인 카운터는 전 세계 항공 네트워크와 실시간으로 연동되어 움직인다. 좌석 배정과 수하물 정보 교환이 이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진다. 네트워크가 끊어지자 첨단 공항도 속수무책이었다.
장애는 10월 30일 새벽 4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제1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항공사 세 곳이 네트워크 접속이 불가능해져 출국 수속 절차를 중단했다. 중국 남방항공, 중국 동방항공, 중국 국제항공 등 세 곳의 일반 발권 업무가 모두 멈췄다.
대한항공 등 다른 항공사도 네트워크 접속이 불안정해 수속 업무가 지연되는 등 불편을 겪었다. 대기 줄이 길게 이어졌고, 탑승객들은 수 시간씩 기다려야 했다. 일부 승객은 바닥에 앉아 기다릴 정도로 혼잡이 심했다.
시스템만 연결이 되면 해소가 될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 한참 시간째 계속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ARINC 통신망 장애가 복구된 이후에도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중국계 항공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트래블스카이(TravelSky) 발권 시스템에서 추가적인 접속 오류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시스템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현장에서 여객 수속을 수동으로 진행해야 했다.
수기 발권은 자동화 시스템이 마비됐을 때의 최후의 수단이다. 직원이 직접 종이에 탑승권을 적어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이 길어지면서 혼잡은 가중됐다. 항공편 수십 편이 지연됐고, 1200명이 넘는 탑승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공사 측은 초기 조사 단계에서 해킹에 의한 디지털 테러 가능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확한 세부 경위는 지속해서 조사 중이다. 모든 시스템은 장애 발생 약 12시간 만인 오후 5시경에 복구 완료되어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인천공항 지하에는 총 연장 140km가 넘는 수하물 처리 시스템(BHS)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이 거대한 지하 세계도 네트워크 장애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바코드 판독과 자동 배달 시스템이 멈추자, 짐을 맡긴 승객들도 불안에 떨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