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매각부터 태국 피싱 조직까지, 사기 유형과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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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을 고철로 팔아넘긴 사기꾼이 있다. 1925년 빅토르 루스티히는 정부 관료로 위장해 고철 수집상에게 에펠탑을 판 뒤 도망쳤다. 더 놀라운 점은 사기를 당한 업자가 수치심에 신고하지 않자, 루스티히는 파리로 돌아와 같은 수법으로 에펠탑을 한 번 더 팔려다 붙잡혔다는 사실이다.
사기는 지능이 낮은 사람보다 감정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사람이 당한다. 사기꾼들은 긴급성, 권위 복종, 소외 두려움(FOMO)이라는 세 가지 심리를 파고든다. '지금 송금하지 않으면 통장이 압류된다'는 말로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키고,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같은 권위를 사칭해 비판적 사고를 무력화한다.
사기꾼들은 '나만 이 기회를 놓칠까 봐'라는 불안감을 자극해 묻지마 투자를 유도한다.
지난 6월 태국 방콕에서 성매매 피싱 조직원 24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들은 가짜 사이트를 통해 가입비와 만남 예약금 명목으로 17억 원을 뜯어냈다. 지난해 8월부터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등으로 거점을 옮기며 수사망을 피했고, 합숙 생활을 하며 범행 행동 지침까지 꼼꼼히 마련했다.
이 조직은 피해자가 의심하면 일부 금액을 돌려주며 안심시킨 뒤 더 큰 금액을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하부 조직원이 이탈하면 조직 전체가 수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다른 동네나 나라로 이주해 보조하는 방식까지 동원했다. 경찰은 이 중 9명을 구속하고 국제공조를 통해 윗선을 추적 중이다.

경기도의 한 골프장 식당 CCTV에는 사기꾼들의 치밀한 계획이 담겨 있다. 내기 골프 라운딩 중 동반자 한 명의 커피에 인지와 운동 능력을 떨어뜨리는 수면제 계열 약물을 탔다. 약물 커피를 먹인 뒤 내기를 이어가며 36홀을 돌았고, 피해자에게 7,500만 원을 뜯어냈다.
범행은 역할 분담이 명확했다. 한 명이 먼저 접근해 내기 골프에 져주며 신뢰를 쌓고, 나머지 두 명은 약물 제조와 피해금 수령, 바람잡이 역할을 맡았다. 경찰은 CCTV 분석과 포렌식, 피해자 소변 감정 등을 거쳐 3인조 사기당을 공소에 넘겼다.
현대 사기는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정교해졌다.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은 공공기관이나 금융회사를 사칭해 범죄 연루를 빙자하거나 저금리 대환대출을 제안한다. 투자 리딩방 사기는 SNS나 유튜브에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허위 링크나 가짜 가상자산 거래소로 유도해 투자금을 가로챈다.
중고거래 사기는 비대면 거래를 유도하며 가짜 안전결제 URL 링크를 보내 결제 대금과 수수료를 편취한다. 고액 알바 빙자 사기는 본인 계좌로 입금된 돈을 다른 계좌로 나누어 송금하게 해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이용한다. 출처 불분명한 링크 클릭은 악성 앱 설치와 개인정보 탈취로 이어질 수 있다.
사기범에게 돈을 송금했다면 30분 이내에 경찰청(112)이나 금융감독원(1332)에 전화해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은 전화로 계좌 비밀번호나 보안카드 번호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요구가 오면 즉시 의심해야 한다. 가족이나 지인이 메신저로 급전을 요구할 때는 유선 전화로 신원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정체 모를 앱은 즉시 삭제하고, 필요하면 기기를 초기화해야 한다.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금융감독원의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해 신규 계좌 개설을 차단하고,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명의도용방지서비스(Msafer)로 내 명의 휴대전화 가입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
역사상 가장 큰 폰지 사기는 길거리 사기꾼이 아닌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 의장을 지낸 버나드 메이도프가 저질렀다. 그는 약 20년 동안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주는 방식으로 속였다. 피해 금액은 650억 달러, 약 85조 원에 달했다.
메이도프는 2008년 아들들의 신고로 체포되어 150년 형을 선고받았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실제 모델인 프랭크 에버그네일도 흥미로운 사례다. 그는 부기장, 의사, 변호사 등을 사칭하며 위조수표를 발행해 수백만 달러를 횡령했다. 체포 후 FBI는 그의 사기 간파 능력을 높이 평가해 사기 전담반 자문으로 고용했고, 그는 평생 FBI에서 사기 예방 전문가로 일했다.
1820년대 스코틀랜드 군인 그레고르 맥그리거는 중남미에 '포야이스'라는 낙원 같은 나라가 있다며 땅을 분양했다. 그는 가짜 국가의 지도, 화폐, 군복, 헌법까지 제작해 영국 사교계를 속였다. 수백 명의 영국인이 전 재산을 털어 영토 확인증을 사고 이민선에 올랐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문명이 전혀 없는 황량한 정글이었다. 이 사기극으로 인해 이주민의 3분의 2가 전염병과 굶주림으로 사망했다. 사기꾼들은 '원금 보장', '상장 확정' 같은 문구로 투자자를 유혹한다. 투자 전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을 통해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