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급락, AI 지출과 선거 결과가 뒤섞인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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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속도는 시장 기대보다 느리다. 이 간극이 최근 미 증시 급락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다.
알파벳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자본 지출 대비 수익성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알파벳은 대규모 지출 발표 후 하루 만에 12% 폭락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을 드러냈다.
이런 흐름은 반도체주 연쇄 타격으로 이어졌다. 인텔과 마이크론 등 데이터센터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AI 투자 열풍이 식은 게 아니라, 투자 대비 회수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 시장을 흔들었다.

재밌는 건 선거 직후의 반응이다. 트럼프 행정부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트럼프 테마주는 정반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루스 소셜 운영사는 20% 넘게 빠져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공화당 후보 지원에 거액을 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기술주 등 성장주의 가치 산정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동 갈등 에스컬레이션도 변수였다. 공급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되살아나며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다만 이란 전쟁 심판 성격의 선거 결과 이후 협상 기대가 커지며 국제유가는 8% 넘게 급락했다.
미 증시 급락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게 10월 공포다. 1929년 검은 화요일과 1987년 블랙 먼데이 모두 10월에 발생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는 10월 공포증이라는 심리적 징크스가 남아 있다.
슈퍼볼 징크스도 있다. 과거 NFL 팀이 우승하면 증시 상승, AFC 팀이 우승하면 하락한다는 속설이다. 적중률이 80%를 넘겨 학계 분석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근거는 약하지만, 시장이 얼마나 심리에 좌우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 증시가 세계 시가총액의 40~50%를 차지하는 만큼, 이런 심리적 요인까지 겹치면 파장은 전 세계로 번진다. 현재 거래의 50~60%는 인간이 아닌 알고리즘이 처리한다. 속도 전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작은 뉴스 하나도 폭풍이 될 수 있다.